from Diary
2008/08/29 09:26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향이 있다. 인간미 넘치는 이에게서 '사람냄새난다' 하는 것 말고
후각으로 느끼는 향. 특히 아기들은 아기들만의 달콤한 향이 있는데 소설 '향수'에서는
아무런 향이 나지 않는 아기가 무섭다며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가지는 향은 쓰고 있는 화장품의 종류에 따라서, 혹은 세제나 린스의 향 또는
집안에 풍기는 냄새가 몸이나 옷에 배어있는 경우다.
비슷한 종류의 향수로 자신의 느낌을 만들어가기도하고 때로는 독한 냄새로
상대방의 코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개개인이 어떤 향을 가지고 있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향이 난다.
그게 비누냄새건 섬유탈취제 냄새건 같은 제품을 쓰더라도 본래 지니고 있던 향과 섞이면
미묘하지만 다른 향이 난다. 심지어 냄새란 것은 페로몬을 가지고 있어 남에게 역한 것이
나에게 좋기만 할 때도 있다.
후각은 예민하면서도 금새 둔해져서 마비가 되고,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 향에 익숙해진다.
가끔씩 연인에게 '우리 엄마랑 같은 로션을 써줘'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남자란 독립을 원하면서도 모성애에 끌리고 익숙한 것을 독립적인 공간에 남겨두고 싶어하니까.
체취라는 것은 고유한 것이라는 것과 특별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사람을 따뜻하게도 슬프게도 한다.
각자 가진 향이 다르고 그것을 느끼는 것이 달라 연애를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 틈에서
행복해하다가도 그것이 끝나 버리면 다시는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향을 찾아헤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느낌을 향수로 표현하는 것. 사람에게서 향의 영감을 얻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향 만큼 숨쉬는 우리 속을 채워주는 것도 없고, 상상할 수 없는 누군가와의 기억을 향의 느낌으로
떠오르게 하는 것은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무서울만큼 그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언제 어떻게든 쉽게 바꿀 수 있지 않나.
근데 사람냄새는 다르다. 쉽게 변하지 않는 삶의 향기가 상대방이 숨을 쉴 때 그의 몸 속에도 들어간다.
몸 속까지 들어가는 감각은 이래서 가장 아름답고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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